싱가폴 일반의(GP) 병원 방문기
가구에 심하게 부딪혀서
새끼발가락이 까맣게 퉁퉁 부어 버렸다.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심하여
싱가폴에서 처음으로 병원에 가게 되었다.
사실 한국에서처럼 정형외과로 바로 가고 싶었는데
가입되어 있는 보험 조건이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전문의(Specialist) 진료를 받으려면
일반의(GP, General Practitioner)로부터 레터가 있어야 한다고 하여
보험 처리가 가능한
집 근처 GP 병원을 검색하여 가게 되었다.
보험 조건
접수 공간, 의사 진료실로 구분되는
단순한 구조의 병원이다.
접수원이 보험 가입되어 있냐고 물어보고
보험 카드와 신분증을 달라고 하였다.
먼저 와서 대기중인 사람들이 있어
차례가 될 때까지 앉아서 기다렸다.
앞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의사선생님의 진찰/상담 시간은 5~10분 정도 되었고
가족과 같이 온 사람은 함께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내 순서가 되어 들어갔다.
나이가 좀 있으신 의사 선생님이다.
여느 싱가포리언과 같이
나에게는 영어로, 건너편의 접수원과는 중국어로 말하는 언어 능력자이다.
역시나 Fracture 라고 하였고
새끼발가락 골절은 어찌 됐건
약 처방밖에 해줄 게 없다고
굳이 찍어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엑스레이를 찍고 싶으면
엑스레이 찍는 곳으로 안내를 해 줄 수는 있는데
보험으로 커버되더라도
어차피 처방은 같고 방사선에 노출만 되는데 뭐하러 찍냐고 하였다.
(구글 리뷰에서도 과잉처방 안 하는 분이라고 되어 있긴 했었음)
한국에서 정형외과 갈 때마다
엑스레이를 찍었던 사람으로선
세상 처음 겪는 진료 결과라 굉장히 당황했지만
생각할수록 반박 불가한 말이었다.
진료가 끝나고
의사선생님이 옆 방에서
본인이 직접 약을 갖고 와서
어떤 약이고 언제 먹으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병원에서 약을 주니 이렇게 편한데 우리나라 의약분업은 왜 한건지 모르겠다.
진료실에서 나와
납부 없이 병원 방문 완료.
갑자기 다쳐 경황이 없었는데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엑스레이가 있는 GP 병원을 찾아 갈 것 같다.